문학은 나를 바로잡아준 스승이다 /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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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문학은 나를 바로잡아준 스승이다 / 이현수

Leeum의 시 story

 

글을 쓴다는 것

시를 짓는다는 것 ..

글을 쓰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삶의 스승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삶을 글로 풀어 위안 받고 위로받는다고도 한다,

작가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일기 쓰기를 좋아했고, 책 읽기를 좋아했다고, 그들의 삶을 말한다

응모하고 당선되는 것은 다음 일이다 무조건 써야 한다, 뜨겁게 써야 한다

글쟁이는 글을 만들어가는 것이지 그렇게 태어난 분은 없다고 한다

여기 글 다운 글쓰기,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 있어 옮겨본다

글 쓰는 이유, 그 기쁨과 즐거움에 대해 一筆揮之 빚어낸 이현수 시인의 一目瞭然 하게 정리한 글을 소개한다

 

문학은 나를 바로잡아준 스승이다 / 이현수

 

봄비 내리는 하늘에서 하얗게 핀 벚꽃이 지고 있었다. 왔는가 싶었는데 벌써 떠나는 것에 대한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계절이 기적처럼 지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간이 단 몇 분도 없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소중함을 담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분명히 서 있었다. 공대를 졸업했기에 공채시험을 보고 꿈을 묻는 면접 과정에서도 주저 없이 이 회사 최고 c, e, o가 되고 싶다고 답을 했었다. 그러던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나이였다. 당시에는 그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고는 가진 재산도 없는 시기였다. 직원 교육을 하면서도 고객에 대한 입장이 우선시 되었던 시기였다. 회사 업무 말고는 잘하는 게 뭐냐고 묻을 정도로 일에 미쳐있었고 고객과의 약속에 대한 책임감은 지켜주지 않으면 죽음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신은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었고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자본의 노예로 변해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말았다.

50대, 60대 그 이후의 내 삶이 궁금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써오던 일기장을 펼쳐놓고 직원들이 다 퇴근한 텅 빈 사무실에서 또 일기를 썼다.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이대로 마지막 장을 덮고 스스로 잊히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느 문단에서 공모전을 한다는 신문 게시글을 우연처럼 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시 5편을 메일로 보냈다. 인연은 별거 아닌 것에서부터 만들어지듯 공대 출신 기업가가 신춘문예에 당선을 하고 신인상을 받았다. 사람은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타고난 재주도 일정 부분 차지하고 있음을 느꼈다. 집안에는 드라마 극작가로 이름을 날리시는 분도 계시고 거의 매일을 써온 일기는 문학의 길이 그리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님을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었고 또 스스로 이를 쉽게 흡수하고 말았다.

기업가의 머리에서 시가 그려지고 수필이 그려진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학은 기업가의 여러 업무 과정에 있어 차분함과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기도 했다. 수많은 리더들의 머릿속에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보다는 한발 뒤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리더의 머리는 혼란과 고통으로 버거움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영의 최 일선에서 감당해야 했던 오너로서의 삶에는 시와 시조 수필이 주는 위안이 없었다면 하루하루의 전쟁에서 결코 이겨내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이 문학의 소재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명작은 삶의 일부와 상통한다. 문학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실 속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에는 계급이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나가 작가이고 시인이고 글쟁이로 불린다는 평등이 깔려있는 예술의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분야이다. 기업가가 어느 날 갑자기 글쟁이가 된 것에는 문학이 주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자본이 지닌 가치보다는 월등히 높이 평가받는다는 것에 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봄이라서 느낄 수 있는 것에는 진실 된 언어가 있다. 봄꽃들의 눈인사에도 작가의 글이 스며들면 언어가 되고 불어오는 바람에도 향기가 있음을 작가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계절 또한 작가가 만들어가는 진실 된 언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문학은 흔들리던 시기의 나를 잡아 준 스승의 가르침 같았다. 문학이라는 예술은 자본 없이 펜 하나로 꽃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사랑을 선물하기도 하고 행복을 키워가기도 하는 조화를 지닌 학문이다. 바람 부는 날 꽃을 피우기도 하고 우울했던 가슴에 꽃씨 하나 심어 입가에 미소를 품어 물게도 하는 재주를 지닌 것이 문학이다. 가난을 가난이라 하지 않는 것에는 문학을 이해하는 작가들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창밖에 눈은 내리고 일용할 양식이 없다 하더라도 독자에게 선물할 시 한 줄만 있다면 작가는 배부르고 행복하게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삶에 있어 소중한 것이 무언지를 알게 해준 것이 문학이라면 나는 오늘도 나를 지켜보는 달빛과 나와 동행해 주는 바람과 손잡고, 시를 쓰고 별빛의 몸짓을 바라보며 무뎌진 감성을 깨워갈 준비를 한다. 문학은 내게 있어 비움과 내려놓음을 알게도 했고 실천하게도 해준 고마운 스승 같은 존재이다. 이제 다시 하루가 끝나는 시간이다. 비 그치고 어둠이 주변으로 깔려진다. 어둠이 주는 약간의 긴장감도 좋고, 한 줄의 시를 쓰는데 필요한 몰입감을 가져오기도 좋은 시간, 차오르는 달을 기다리며 나는 내일 아침 제출할 원고를 쓴다. 시는, 수필은, 그리고 문학은 나를 반성하고 성찰하게 하는 내 삶의 참 스승 같은 것이다.

이 현수 프로필

경남 고성에서 출생하여 부경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 문단에서 시 ‘꽃대’로 등단,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등단하였다. 2017 월간 시인 마을 문학대상을 수상하였으며 현대 시인협회 정회원, 한양 문학 주간을 맡았었다. 시집 “한 걸음 뒤에 서서”와 “떠나가는 모든 것은 추억이다“와 [이현수 classic 제3시집]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 가 있으며 강건 문화 뉴스 기자이다.

 

 

[이현수 classic 제3시집]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 - 이현수

 

금간 벽 사이로 술꾼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간다

술이다, 낮부터

얼굴보다 큰 파전을 손으로 찢어 놓으며

시 같은 건배를 외치는 찰나

바바리코트 깃을 세운 새 손님이 성큼 들어왔다

찬비 냄새를 몰고 온 오랜 벗이다

녹슨 나무난로를 사이에 두고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잔을 돌린다

내 영혼이 기생하는 막걸리 집 마당에

종일 비가 내린다

수북이 쌓이는 건 회한이고 눈물이다

오랜 벗을 만난 막걸리 집 마당에 내리는 겨울비는

먼저 간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내는

술잔에서 넘쳐나는 그리움의 눈물이다

넘치는 술잔 위로 겨울비가 종일 질벅거리며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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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이수정 (스타리)

연주- 편곡, 서른즈음에 ,라빵 (전정호)

영상- leeum

 

◇ 이현수 시인은

 

▷ 경남 고성에서 출생

▷ 부경대학교를 졸업

▷ 한국 문단에서 시 ‘꽃대’로 등단,

▷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등단

▷ 2017 월간 시인 마을 문학대상 수상

▷ 현대 시인협회 정회원, 한양 문학 주간

▷시집 “한 걸음 뒤에 서서” , “떠나가는 모든 것은 추억이다“

▷ [이현수 classic 제3시집] 출간 12월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

▷공동 저서 10여 권

▷강건 문화 뉴스 선임기자 새한 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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