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형 5월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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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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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근로자의 날로 시작하여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사회적인 휴먼 몬스((human Month) , 가정의 달이다.

아마 가정과 사회 관련한 기념일을 5월에 집중적으로 정해진 이유로 계절의 여왕이라는 좋은 날에 가족과 사회적인 연대감을 고양 시키고자 해서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명분은 그럴싸하다.

어린이, 어르신, 스승, 근로자를 위로하고 기억하려는 시도야 나무랄 데 없이 타당하고 칭찬을 해줄 만한 일이다.

사람 사는 공간에서 더없이 바람직한 일들이다.

하지만 이런 기념일이 기념일로만 존재해간다면 다소 씁쓸한 일이 될 것이다.

실제 이러저러한 기념일들이 관례에 의한 기념식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버이날에도 가족이 모여 식사하고, 소정의 용돈을 건네받으면 그나마 행복한 노인 축에 들 수 있다.

자식들의 입장에서 보면, 밀려 있던 일 년 치 효도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부모 역시, 시혜자 입장으로 전락해서 밥 한 끼와, 몇 푼의 용돈으로 효도를 퉁 친 다는 것이다.

기가 막히는 일은 그렇게라도 대접을 받는 노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기념식 행사에서 늘 상 들어온, 근로자 복지 향상, 스승의 은혜. 부모에 대한 사랑 운운하는 연설문은 이제는 식상 해진 빛바랜 앵콜 메뉴가 되어 버린 지가 오래이다.

명실 공히, 내실 있게 기능을 하는 기념일이 되어야 함에도 매년 연례행사로만 흔적을 남기고 사라지는 기념일행사를 무엇 때문에 치루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장애인의 날도 마찬가지이다.

기념행사로 대체되는 실효 없는 기념일보다는 작지만 내실 있는 기념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치 요즘 결혼식처럼 자판기와 닮아 있는 느낌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실속도 없이 치루는 전시형 요식행사는 이제쯤 사라졌으면 싶다.

어린이는 꽃으로도 때지지 말자는 의미, 가진 자에게 로만 쏠리는 부의 불균형을, 가능한 한 평등을 이루려는 끝없는 시도, 그리고, 부모와 스승은 그림자조차 밟아서는 안된다는 극진한 효 사상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념행사를 통해서 잠자던 효 사상이나 평등사상을 고취 시켜야 올바른 기념행사가 아닐까 하는 바램이 너무 앞서 나간 생각일까?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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