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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탈시설

기사입력 2023.01.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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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탈 시설을 놓고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진영의 논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탈시설을 찬성하는 단체들은, 전국장애인차별연대나 그와 관련한 장애인인권단체들이다.

    이와 달리, 탈시설을 반대하는 쪽은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 부모 모임과 시설 운영자단체로 상호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이들이다.

    여기에, 정부나 여당 쪽에서도 탈시설을 반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탈시설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는 말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9일 탈시설을 반대하는 단체들로 구성된 토론회가 열렸다.

    이들 단체의 주장은 짐작하는 바대로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탈시설은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점들을 들어 반대 주장을 폈다.

    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찬성론자들은, 시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시설 이용자가 요구하는 서비스가 중요한 것 아닌가 라며 찬성론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양 측의 주장을 모두 살펴보면 일견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찬성하는 진영의 주장은, 비록 장애를 가진 신분일지라도 사회공동체 주류로써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삶이 중요하다 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덧붙여서 자립 의지를 가진 시설 이용자들에게 자립을 돕는 게 국가가 할 일 아닌가라는 것이다.

    이와 다른 시설운영자들은,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추어진 시설에서 쾌적한 생활을 하는 게 낫지 않은가 사회적 기반이 부족한 거주공간에서 굳이 불편을 감수하려고 하는가라는 지적이다.

    이를 보면서, 자립하려는 장애인의 의지를 꺾으려는 시설 운영자들의 주장 안에 혹시라도 사리사욕이 숨어들지 않았기를 기대해 보았다.

    시설운영의 핵심은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없는 시설은 말 그대로 폐허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중증장애인을 둔 부모나 그 가족들에게는 시설이 구세주나 다를 바 없는 점 또한 간과 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탈시설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식의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의 해결 방법은, 장애인을 보는 정부의 시선이다.

    장애인복지에 사용되는 예산을 낭비로만 해석하려는 능률주의자들이냐 아니면 인간의 존엄성이야말로 어떤 가치에 비해 우선이라는 철학적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복지의 수준이 정해진다고 본다.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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